Q. 안녕하세요. 지구공 멤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A. 망원동을 어슬렁 거리는 ‘호모쓰레기쿠스’입니다. 환경단체 활동가로 유해물질 반대 활동을 하며 동네에서는 플라스틱 프리 활동을 합니다. 하다 보니 제가 자주 이용하는 망원시장에서 장바구니 대여와 자기 용기 사용 캠페인을 했고 또 하다보니 망원시장에서도 암만 노오력해도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없는 세제와 화장품을 리필하는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을 내게 되었습니다. 현재 팔자에도 없는사장님으로 행세하고 있습니다.  

Q. 환경보호활동은 환경운동가만 할 수 있나요?
A. 저는 환경단체에서 오래 활동한 ‘전업’ 활동가지만, 현재 하고 있는 플라스틱 프리 활동은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서, 제가 자주 가고 좋아하는 일상에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망원시장과 울림두레생협에 장바구니를 가져다주고 대여하는 작은 활동 이어갔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고 해서 ‘알맹’ 프로젝트로 이름 붙였고 혼자 하기 뻘쭘해 동네 사람들을 모아 ‘알맹이만 찾는 자’라는 ‘알짜’ 모임을 만들어 2년 동안 내키는 만큼 되는 만큼 즐겁게 활동했습니다. 그 알짜 중 3명이 모여 알맹상점을 냈고요.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환경단체와는 연이 없지만 스스로 이 문제에 꽂혀 자기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였답니다.  

Q. 지금까지 환경보호활동을 하시면서 혼자는 못하지만 함께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신 적이 있으신가요?
A. 많이 많이요. 쓰레기 대란이 생긴 후 대형마트에 쳐들어가 ‘플라스틱 어택’을 했는데 이때 자발적으로 40여명이 모였어요. 과대포장 문제와 나쁜 플라스틱 PVC 포장재 퇴출을 주장했는데 일년 후 PVC는 식품용 랩으로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그전에는 화장품에 사용된 미세플라스틱 금지 캠페인을 했는데 4,000여 개의 제품 성분을 살펴보며 미세 플라스틱 들어있는지 찾는 활동을 모두 시민들이 하였습니다. 집단 시민 모니터링이었죠!
그리고 작년 이맘쯤 홍대 거리에서 일회용 컵 줍깅을 하며 일회용 컵보증금제 서명운동을 하였는데 올해 법 통과가 되었습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빨대어택을 통해 기업의 변화를 일군 사람들도 모두 빨대를 반납한 시민들이었어요. 이번 9월 11일에는 스팸함 노란 뚜껑을 반납하는 활동을 시작합니다.
혼자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북돋는 활동으로 이룬 성과들입니다. 성과를 얻지 못한다고 해도 잘 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안과 변화를 함께 찾아볼 수 있었어요.
 
Q. 작은 변화가 또 다른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 경험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A. 알맹상점에서는 자기 용기를 들고 와 직접 무게를 재고 계산을 해야 하므로 불편할 수 있어요.하지만 쓰레기 없이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리필하는 모습을 sns에서 보시고, 또 다른 손님들이 하시는 것을 옆의 손님이 보고 따라하면서 쓰레기 없이 재사용하는 문화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한번은 인스타그램에 아이스큐브를 가져와 향신료를 조금씩 여러 종류 리필하는 손님 사진을 올렸는데, 그 다음날 다른 분들이 아이스큐브를 가져오셔서 그렇게 쇼핑을 하시더라고요. 또한 알맹상점에는 안 쓰는 물건을 자율적으로 나누는 공유센터와 재활용 물건을 모으는 회수센터가 있는데 메모를 보면 서로의 행동을 보고 자극을 받아 참여한다는 글이 많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홀리고 행동하고 참여하게 됩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인생의 인플루언서들 아닌가요.

Q. 코로나 이후 우리는 어떻게 변해야할까요?
A.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코로나 이전과 같을 수 없음을 몸으로 깨치고 있습니다. 회식과 출장 없이도 돌아가는 세계라면 그토록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소비가 줄어들면 석유의 쓸모도 줄어든다는 것, 인간이 발걸음만 줄여도 지구가 회복된다는 것, 그리고 삶은 그토록 깨지기 쉽기에 온기를 나누는 서로의 존재가 인생의 전부라는 사실을 말이죠.
요즘 저는 우선 멈춰 서는 것, 그리고 서로에게 다정한 존재가 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를 살아가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앗, 그런데 저 역시도 멈춰서기를 못 해 끊임없이 일 하는 삶을 살고 있네요. ㅎㅎ

Q. 지구공 멤버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활동 한 가지를 소개해주세요.
A. 거절하는 것이요. 가장 쉽고도 가장 어렵고도 가장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이것이 정말 필요해? 라고 되묻는 것, 그리고 다정한 태도로 “참 감사하지만, 저는 이 일회용 젓가락 대신 다회용을씁니다” 라고 거절하는 태도요. 그리로 개인과 사회의 속도를 늦추는 활동이요. 속도는 에너지고 속도가 빠른 사회와 삶은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사람의 기를 빨아버립니다. ㅎㅎ 저도 이게 어렵네요.

Q. 마지막으로 환경보호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환경보호활동을 실천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이것만은 해보지, 하고 실제 뭐 하나라도 꾸준히 해보는 행동이요. 혹은 나는 못하더라도 그런 사람들과 정책을 보면 칭찬하고 지지하며 언젠가는 나도 해보지 뭐, 하고 생각하는 거요. 가벼운 마음으로 한 가지씩이라도 우선 시작해보아요. 개인의 책임도 있지만 한번 쓰고 버리게 하는 이 시스템의 책임도 큽니다. 함께 작게 시작해 사회적 물결을 일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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